첫 마음 - 정채봉 -

작성자 : 김영자
작성일 : 21-01-01 12:34 조회수 : 1,697


첫 마음


1월 1일 아침에 세수하면서 먹은

첫 마음으로 일년을 산다면,


학교에 입학하여 새책을 처음 펼치던

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,


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

내내 함께 한다면,


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

직장일을 한다면


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

상쾌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 돌본다면,


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

돈이 적으나, 밤이 틎으나 기쁨으로 맞는다면,


세례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

눈믈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,


나는 너,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

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


여행을 떠나던 날,

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가시지 않는다면,


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

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


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

새로우며, 깊어지며, 넓어진다.


- 정채봉 -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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